6·3 지방선거를 앞둔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작업이 막바지에 다다랐지만, 텃밭인 호남이 느끼는 배신감과 피로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이번 공천은 지방자치의 본질을 훼손하고, 중앙 권력과 지역 국회의원의 지배력을 공고히 하기 위한 ‘판짜기’의 연속이었다. 그 상징적인 단면이 바로 전남 함평이다.
참신한 신인의 배제와 전과 후보 공천으로 얼룩진 경선판
이번 함평군수 경선에는 지역의 변화를 이끌 참신한 신인들이 제법 포진해 있었다. 여론의 주목을 받으며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던 이들은 충분한 역량과 참신함을 보여주었음에도, 민주당 중앙당은 납득할 만한 명확한 이유 없이 이들을 컷오프(공천 배제)라는 칼날로 날려버렸다. 그렇게 참신한 신인은 철저히 배제해 놓고, 정작 지역의 리더가 되기에는 부적절한 전과로 얼룩진 후보들의 공천이 줄을 이었다. 도덕적 기준마저 고무줄처럼 들이댄 석연치 않은 숙청이자 군민을 기만한 처사다.
리스크로 얼룩진 2인 구도, 그 뒤에 숨은 정치적 셈법
신인들이 사라진 자리에는 교체 열망이 높은 현직 군수와 ‘불법 도박장 운영’ 리스크를 안은 후보만 남았다. 도덕성과 개혁성을 상실한 이 기괴한 구도는 지역민을 위한 것이 아니다. 둘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지역 ‘상선(上線)’인 국회의원이 제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길들이기 가장 좋은 구도일 뿐이다. 약점 뚜렷한 인물만 남겨 권력의 하부 조직으로 부리겠다는 속셈이다.
'이낙연 체제'의 구태 답습, 이름만 바뀐 호남의 상선 지배 구조
이러한 모습은 과거 철저한 ‘줄 세우기’로 지역 정치를 사유화했던 이낙연 체제의 구태와 다를 바 없다. 간판과 주류 세력은 바뀌었을지언정, 호남을 중앙 정치의 식민지처럼 여기며 국회의원의 지배 구조를 유지하려는 오만한 역학 관계는 한 치도 변하지 않았다.
당권에만 눈먼 중앙과 '1인 셀럽 정치인' 정청래의 리더십 부재
이 비극의 정점에는 정청래 당대표가 있다. 정 대표는 전북지사 공천 파동에서의 사당화 논란, 무능한 리스크 관리, 8월 전당대회를 앞둔 당권 경쟁 몰두 등 리더십 부재의 총체적 난국을 보여준다.
결국 정청래는 거대 여당을 이끌 비전 없이, 마이크 앞 자극적 언사와 SNS 조회수에만 능한 ‘셀럽’일 뿐이다. 당대표의 그늘 아래서 지역 국회의원들은 여전히 호남을 영지로 삼아 지배 구조를 강고히 하고 있다.
민주당이 국회의원의 지역 지배 구태를 계속 묵인한다면, ‘민주’라는 가치는 완전히 퇴색할 것이다. 군민의 선택권을 박탈하는 정당은 결국 민주주의로부터 가장 멀어질 수밖에 없음을 기억해야 한다.
선종인 발행인 jebo@k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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