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 제도가 본래 취지와 달리 일부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불법 향응과 조직적 매표의 통로로 악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관외투표를 이용한 ‘이동형 투표’가 음성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제도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전투표는 유권자의 참정권을 확대하고 투표 참여를 높이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는 전국 어디서나 투표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해 유권자 편의를 크게 높였다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사전투표율은 매 선거마다 상승하며 제도의 정착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이 제도가 오히려 ‘감시의 사각지대’를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특히 관외투표의 경우 주소지와 다른 지역에서 투표가 가능하다는 점을 악용해, 특정 후보 측이 유권자를 차량에 태워 외지로 이동시킨 뒤 투표를 유도하는 방식이 성행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지역 내 감시망을 피해 조직적으로 움직일 경우 적발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 선거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이동이 단순한 편의 제공을 넘어 향응과 결합될 가능성이다. 식사 제공, 금품 전달, 교통편 제공 등이 동시에 이뤄질 경우 이는 명백한 매표 행위에 해당하지만, 외지에서 분산적으로 이뤄지는 특성상 증거 확보가 쉽지 않다. 실제로 지역 정치권 일각에서는 “투표 당일이 아니라 사전투표 기간에 조직적인 표 이동이 집중된다”는 증언까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행위는 공직선거법상 중대한 범죄에 해당한다. 유권자에게 금품이나 음식물을 제공하거나 교통편을 제공해 투표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는 엄격히 금지되어 있으며, 적발 시 형사처벌이 뒤따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법 행위 의혹이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것은 제도적 허점과 단속 한계가 동시에 존재한다는 방증이라는 지적이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을 두고도 제도 개선이 지지부진하다는 점이다. 정치권은 사전투표가 높은 투표율을 이끌어내는 핵심 장치라는 점에서 규제 강화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자칫 제도 축소로 이어질 경우 유권자 반발과 정치적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알고도 방치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까지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전투표 자체를 문제로 보기보다는, 관외투표와 조직 동원이 결합되는 구조를 정밀하게 들여다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유권자 집단 이동을 유도하는 차량 제공 행위에 대한 실질적 차단 ▲사전투표 기간 중 현장 감시 인력 대폭 확대 ▲관외투표 데이터 기반 이상 징후 분석 시스템 구축 등이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또한 신고 포상제 강화와 함께 적발 사례를 적극적으로 공개해 경각심을 높이는 것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불법 선거운동은 처벌 수위보다 ‘적발 가능성’이 낮을 때 더 기승을 부린다는 점에서, 실효성 있는 감시 체계 구축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지역 사회에서는 “사전투표가 민주주의를 확대하는 제도인 만큼, 신뢰가 무너지면 제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일부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사전투표 공정성에 대한 불신까지 확산되는 분위기다.
결국 이번 논란의 본질은 단순한 제도 문제가 아니라 ‘공정성 관리의 실패’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편의성과 투표율이라는 성과 뒤에 가려진 부작용을 더 이상 방치할 경우, 선거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경고다.
사전투표 제도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관외투표를 포함한 운영 전반을 재점검하고, 불법 향응·매표 행위에 대한 강력한 차단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공정성과 투명성을 담보하지 못하는 투표 제도는 결국 민주주의의 기반을 약화시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선종인 광전타임즈 발행인 jebo@k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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