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함평군 월야면의 한 농경지 골재채취장이 원상복구(매립)공사를 하며 총체적인 불법 및 편법 행위 논란에 휩싸였다.
인근 농민들이 오랫동안 이용해 온 공공 통행로인 농로를 중장비로 파헤쳐 흔적도 없이 없애버리는가 하면, 굴착 공간을 메우는 과정에서 폐아스콘 등 건설폐기물과 출처 불명의 오염 의심 토사를 무단 반입하고, 현장에 고인 고농도 침출수를 농수로에 펌프로 무단 방류한 정황까지 포착돼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흔적도 없는 농로
가장 먼저 주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대목은 사업장 내부를 관통하던 기존 '농로의 실종'이다. 해당 부지 내 사업 필지들 사이에는 농기계와 주민들이 통행하던 농로가 존재했으나, 골재 채취 과정에서 이 농로를 완전히 굴착해 소실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농로는 지적도상 국유지나 군유지 등 공공재산이거나 농어촌정비법상 농업생산기반시설로 지정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공공 도로를 파헤치려면 사전에 정식 점용허가, 용도폐지 협의, 혹은 대체도로 개설 승인 등의 법적 절차를 거쳐야 한다. 만약 사업자 측이 이러한 합법적 인허가나 대체 통행로 확보 없이 골재 채취를 위해 임의로 농로를 파헤쳐 골재를 반출했다면, 이는 공유재산 무단 훼손 및 농어촌정비법 위반, 나아가 골재채취 허가조건의 중대한 위반에 해당한다.
설령 점용 허가를 받았더라도 원상복구 시 지적도상 원래 선형과 규격에 맞춰 농로를 완벽히 재가설해 놓지 않는다면 준공 승인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토목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폐기물 반입 및 오염토사 우려
원상복구를 위한 되메우기 과정의 토양 오염 의혹도 심각하다. 해당 사업장은 인가된 양질의 토사를 사용하는 대신, 외지 도심지 공사 현장에서 걷어낸 불량 사토를 대량으로 반입해 채워 넣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장 곳곳에서는 파쇄조차 되지 않은 폐아스콘 덩어리와 건설폐토석 등 폐기물 잔재물이 흙과 뒤섞여 매립된 정황이 뚜렷하게 식별됐다.
도심지 굴착 표토층은 중금속이나 석유계 총탄화수소(TPH) 등 유류 물질 오염 우려가 높아 가장 엄격한 기준을 적용받는 농지 성토용으로는 부적합하다. 사전 토사 공급원 승인이나 토양오염도 검사 성적서 확인 없이 이러한 불량 토사와 폐기물이 매립되었다면 이는 명백한 농지법 및 폐기물관리법 위반이다.

오염된 오탁수 농로에 무단 방류중
여기에 더해 대낮에 버젓이 자행되는 수질 오염 현장도 확인됐다. 골재를 파낸 자리에 지하수가 스며 나와 거대한 저수지 형태로 형성된 굴착 웅덩이에서, 사업자 측은 대형 양수 펌프와 호스를 가동해 물을 인근 농수로로 강제 펌핑해 쏟아내고 있었다.
침사지나 정화 처리 시설 없이 방류된 이 물은 혼탁한 부유물질(SS)과 오탁수가 섞인 채 농수로를 따라 그대로 유입됐다. 이 수로는 하류 농가들이 벼농사 등에 공급받는 핵심 농업용수로, 물환경보전법상 공공수역 오염물질 무단 방류 금지 조항을 정면으로 위반해 영농 피해를 직접 유발하는 중대한 행위다.
토목 지반 전문가들은 지반 붕괴 위험성도 경고하고 있다. 공공 도로까지 파헤친 자리에 건설폐기물과 불량 토사를 규정 다짐(층다짐) 없이 쏟아부었을 경우, 장마철 집중호우나 지하수위 상승 시 급격한 부등침하가 발생할 위험이 극히 높다. 겉에만 마사토를 얇게 덮는 식의 눈속임 복토로 준공을 통과하면, 향후 트랙터 등 대형 농기계 전복이나 지반 꺼짐 등 대형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지역 주민들은 "골재를 캐면서 주민 길인 농로부터 파 없애버리고, 그 구덩이에 외지 쓰레기와 오염된 흙을 묻더니 이제는 오염수를 농수로에 뿜어내며 빠져나가려 한다"며 "함평군은 즉시 준공 처리를 전면 보류하고, 농로 훼손에 대한 적법 점용 여부 확인과 함께 심도별 토양오염 시추 조사, 무단 방류 행위에 대한 고발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준공 승인이 내려질 경우 사업자는 복구이행보증금을 회수해 법적 책임을 털고 철수할 수 있어 피해는 오롯이 지역 사회의 몫으로 남게 된다. 함평군 인허가 부서와 환경 감독 당국이 현장 실태를 철저히 점검해 준공 절차를 중단하고 엄정한 행정 처분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선종인 기자 jebo@k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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