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비와 볏짚값 등 생산비 폭등으로 축산 농가들이 벼랑 끝에 내몰린 가운데, 담양축산업협동조합(이하 담양축협) 경영진이 특정 개인의 영전을 앞두고 퇴직금 규정까지 유리하게 고쳐 거액을 지급하기로 해 조합원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

■ '어제는 본부장, 오늘은 상임이사'… 근무 공백 없는데 '2억 명퇴금' 웬말?

논란의 주인공은 지난 4월 10일 신임 상임이사로 당선되어 현재 재직 중인 전직 본부장이다. 그는 본부장 퇴임 직후 곧바로 상임이사로 취임했다. 실질적인 근무 공백이나 조직을 떠나는 '용퇴'의 실체가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형식적인 퇴직 절차를 근거로 약 2억여 원의 명예퇴직금을 수령하는 구조다.

일반적으로 명예퇴직금은 정년 전 용퇴하는 직원을 위한 보상이다. 하지만 이번 사례는 본부장에서 상임이사로 자리를 옮기는 사실상의 '영전'이다. 실질적인 퇴직의 실체가 없음에도 형식적인 퇴직 절차를 근거로 거액의 돈잔치를 벌이는 것은, 농민의 피땀으로 운영되는 조합 자금을 쌈짓돈처럼 여기는 '꼼수 수령'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 상임이사 선출 맞춘 '규정 세탁'… 이사회의 조직적 조력 의혹

특히 담양축협 이사회가 해당 인물의 상임이사 취임을 앞두고 관련 규정을 사전에 손질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파문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사회는 의결을 통해 명예퇴직금 지급액은 상향 조정(21개월분)하고, 재취업(상임이사 취임) 시 토해내야 할 환수금은 대폭 낮추는(3개월분) 등 특정인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개정'을 단행했다.

조합원들은 이를 두고 "상임이사로 가는 길에 현금을 얹어주기 위해 이사회가 규정까지 뜯어고친 도덕적 해이의 전형"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한 조합원은 "조합원들에게는 생산비 상승을 이유로 고통 분담을 요구하더니, 경영진은 자기들 퇴직금 챙길 구멍부터 만들었느냐"며 울분을 토했다.

■ "사료값에 피눈물 흘리는 농민 기만… 부당한 지급 중단해야"

현재 담양 지역 축산 농가는 사료비와 부자재 가격 폭등으로 인해 생산비조차 건지기 힘든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실제로 축협은 이러한 위기 상황을 이유로 조합원들에게 미미한 수준의 이용고 배당을 실시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 간부 한 명에게 지급되는 2억 원의 명퇴금은 담양축협 전체 농가가 받은 배당금 총액과 맞먹는 규모다.

담양축협 측은 "이사회의 정당한 의결을 거친 만큼 법적인 하자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600여 조합원의 시선은 싸늘하다. 조합원들은 특정 개인의 사익을 위해 설계된 이번 규정 개정을 즉각 무효화하고 명퇴금 지급 계획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농심(農心)을 외면한 이번 '셀프 특혜' 사태는 담양축협 경영진의 신뢰도에 치명적인 오점으로 남을 전망이다.

선종인 기자 jebo@kj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