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을 맞은 3일 저녁, 전남 함평군 월야면 용월리 달맞이공원에 둥근 달이 떠오르자 주민들의 발걸음이 하나둘 모였다. 월야면 번영회(회장 심기천)가 주관한 ‘제19회 정월대보름 맞이 전통 세시풍속 재현 행사’가 달빛과 함께 막을 올렸다.

행사는 해가 기울 무렵 풍물단의 힘찬 농악 공연으로 시작됐다. 꽹과리와 북소리가 달맞이공원 일대를 울리자, 모여든 주민들은 자연스럽게 장단에 맞춰 몸을 맡겼다. 이어 마을 곳곳의 안녕을 비는 지신밟기와 한 해 농사가 무사히 이뤄지길 비는 풍년기원제가 차례로 진행됐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이상익 함평군수, 이남오 함평군의회 의장, 모정환 도의원, 오민수 함평군 번영회장 등 주요 내빈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들은 축사를 통해 주민들의 건강과 풍년을 기원하며,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화합의 장을 마련한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본격적인 공연이 이어지자 달맞이공원은 작은 축제장이 됐다. 초대가수들이 무대에 올라 익숙한 대중가요와 트로트를 부르자, 관객석에서는 따라 부르는 목소리와 박수가 끊이지 않았다. 가족·이웃과 함께 나온 주민들은 돗자리를 펴고 앉아 노래를 들으며 정월대보름 밤의 여유를 즐겼다.

행사장 한편에서는 LED를 활용한 쥐불놀이와 소원지 달기, 오곡밥 나눔 행사도 함께 열렸다. 아이들은 손에 쥔 불빛을 흔들며 잔디밭을 뛰어다녔고, 어른들은 준비된 소원지에 한 해의 바람을 적어 달집 주변에 매달았다. 주민들에게 제공된 오곡밥과 나물은 서로 나누어 먹으며 이웃 간 정을 확인하는 시간이 됐다.

행사의 절정은 단연 달집태우기였다. 어둠이 내려앉은 뒤 불씨가 달집에 옮겨 붙자, 높이 쌓아 올린 솔가지가 순식간에 붉게 타오르며 밤하늘을 밝혔다. 주민들은 타오르는 불길을 바라보며 “올해는 아프지 말고, 농사도 잘 되고, 집안도 평안하라”고 서로의 안부를 빌었다.

달집이 서서히 잿더미로 변해 갈 즈음, 준비된 불꽃놀이가 정월대보름 밤하늘을 수놓았다. 형형색색의 불꽃이 달빛과 어우러지자, 주민들은 휴대전화로 사진과 영상을 남기며 순간을 기록했다. 행사장 출입구와 주요 동선에는 안전요원이 배치돼 관람객 동선을 관리했고, 소방 관계자들도 현장을 지키며 안전사고에 대비했다.

점화가 완료되어 타고있는 달집 | 월야 달맞이 세시풍속 재현행사 중 달집태우기
점화가 완료되어 타고있는 달집 | 월야 달맞이 세시풍속 재현행사 중 달집태우기

전통의 깊이는 매년 더해지고, 그 안에 담긴 주민들의 염원은 더욱 밝게 빛났다. 신명 나는 풍물 소리와 간절한 풍년기원제, 흥겨운 무대와 화려한 불꽃놀이, 그리고 액운을 태워 보낸 달집태우기까지. 행사에 참여한 주민들은 정월대보름의 넉넉한 기운을 가득 안은 채 환한 미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월야면 주민들은 타오르는 불꽃 속에서 확인한 새로운 희망을 가슴에 품고, 올 한 해도 서로 화합하며 활기차게 나아갈 것을 다짐했다.